2015년 11월 20일 금요일

헬레나의 일가 부흥 이야기 체험판


이 게임은 ALBEN이란 서클에서 만들고 있는 첫번째 19금 RPG로 서클에서 내는 2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첫번째 작이 CG집이던데 생각보다 CG집 → RPG 순으로 작품을 내놓는 서클이 꽤 되는 것 같다.
현재 dlsite 기대 순위 11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제작 기간이 1년하고도 4개월이란 긴 시간 동안 개발중인 게임이기도 하다.

이쪽 계열 작품들에 통하는 불변의 진리는 개발 기간이 긴 끝에 나온 게임은 절대 지뢰가 아니란 것이다.
(개발 기간만 엿가락처럼 늘어져서 발매일이 무기한으로 연기되는 게 문제지..)
그런 면에서 과연 이 게임은 위의 진리에 부합하는 게임인지 뚜껑을 한 번 열어보자.

주인공 헬레나와 그의 친구 메르시
흔하디 흔한 마법 학원

마법학원 재학생이자 양갓집 규수인 헬레나는 어딘가 나사가 하나 빠진 소녀이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의 일가가 대역죄인으로 잡혀가게 되고 헬레나 역시 왕국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과연 헬레나는 자신의 일가에 씌워진 억울함을 풀고 진상을 밝힐 수 있을까?
본격 여주를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는 19금 성인향 판타지 RPG "헬레나의 일가 부흥 이야기"

시작부터 이러시면...가...감사?
자연스런 튜토리얼

스토리 소개가 쓰다보니 뭔가 홍보용 멘트처럼 되어버렸네?
어찌되었든 게임의 첫시작은 헉헉퍽퍽으로 시작해서 몰입하기 싫어도 몰입하게 만드는 효과가 탁월하다!
마치 스파이럴 레전드3가 도입부에 H신을 넣음으로써 몰입도를 높이는 효과를 노린 것처럼 이 게임 역시
헉헉 퍽퍽으로 시작해 여주가 독백으로 '왜 이렇게 되었을까?'하며 과거 회상식으로 게임을 풀어나간다.

구구절절 기나긴 오프닝에 스킵할까/말까를 넣는 것보다 이처럼 19금 RPG만이 연출할 수 있는 오프닝은
그야말로 토틀리 퍼펙트.


스토리는 대체적으로 무난하나 빠른 전개로 지루하지 않았다. 깨알같은 묘사와 연출로 몰입도가 상당한 편.
특히 이펙트 부분을 폭발이 일어나든 필살기를 쓰든 단순한 마법진으로 때우는 쯔꾸르 겜이 많은데
이 게임은 그런 이펙트조차 위화감 없이 게임 내에 잘 녹아들어 가 있다.

캐릭터는 체험판에선 등장 인물들이 많지 않아서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주인공인 헬레나가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지만 단순 쾌락형(빗치) 캐릭터로 떨어지기 보단
역경에 굴하지 않고 어떻게든 헤쳐나가는 소년 만화 주인공 상이라 마음에 들었다.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면 안됩니다.
어서와, 쓰레기 마을은 처음이지?

보통 여주가 주인공인 19금 RPG에서 보통 마을 전체가 함정, 나라 전체가 함정이란 말처럼
겉만 멀쩡하고 속은 쓰레기들로 가득 찬 마을이 주로 나오는데, 이 게임에서 헬레나가 머무는 마을은
인간을 도구로 취급하는(노예상) 개막장 동네라 마을이 쓰레기니까 그 속에 사는 사람들도
쓰레기인 건 당연하죠. 란 당위성을 부여해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딴 쓰레기 마을..
도망쳐 주겠어!

앞으로 다른 19금RPG도 어느 마을에 갔더니 하나같이 남캐가 쓰레기더라~란 상황을 만들고 싶으면
아예 마을을 그에 걸맞은 쓰레기 집단으로 설정했으면 좋겠다. 적어도 그건 말이라도 되니까.
겉은 멀쩡한 마을에 있는 남자들이 하나같이 발정난 토끼들 뿐이라면 그 마을이 멀쩡히 돌아갈 리가 없잖아?

이거 어디서 많이 봤는데?
낯선 께임에서 익숙한 게임의 향기가 난다.

전투 시스템은 제작자가 밝히듯 프레스 턴 시스템. 진여신전생3의 그것이 맞다.
비슷한 전투 시스템인 페르소나3, 페르소나4라고 하면 더 와닿을려나.
간단히 말하자면 턴방식 전투에 적의 약점을 공격하면 턴 하나가 더 생기는 방식이다.
적도 똑같이 적용되어 나의 약점을 어떻게든 막고 적의 약점을 찾는 전략성이 요구되는 전투 시스템이다.
혹자는 턴방식 전투 시스템의 완성형이라고도 한다.

보스님. 이래 봬도 한 방이시다. 유저가.
회복템을 쓰기가 이렇게 편합니다.

사실 전투 시스템의 독창성을 따진다면 이 게임은 빵점짜리다. 기존에 있는 우수한 방식을
그저 가져온 것에 불과하니까. 그러나 이걸 쯔꾸르 xp란 조악한(?) 툴로 옮겨왔다는 점에선 박수를 쳐주고 싶다.

쯔꾸르의 기본 전투 방식이 스킬을 쓰려면 따로 스킬창을 열어야 하고 아이템을 쓰고 싶으면
아이템 창을 따로 열어야 하고.. 번거롭기 짝이 없는 반면 이 게임에서 차용한 프레스 턴 시스템은
공격 버튼 바로 아래에 스킬이 있어서 따로 창을 열 필요도 없이 즉시 원하는 스킬을 사용할 수 있어서 굉장히 편리하다.
그렇다면 아이템은? 좌우 방향키만으로 바꿔서 쓴다!

그래도 얘는 심볼 인카운터라구요.
저건 아이템 상자라고 합니다.

이 게임에서 구현한 프레스턴 방식의 편의성이 어마어마해서 다른 쯔꾸르 겜에 전투를 하다보면
느려터진데다가 창을 일일이 열어줘야 해서 답답함이 배가 되는 역효과가 있을 정도.

다만 전투 인터페이스조차 진 여신전생3와 판박이고 제작자가 전투 난이도를 하드로
플레이하길 권장하는 만큼 전투 벨런스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나 이 역시 체험판의 보스전을
하면서 진여신전생3의 보스전이 떠오를 만큼 카피캣이란 단어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즉 쯔꾸르XP에 프레스턴 시스템을 한 톨의 오차 없이 그대로 재현한 건 대단하지만 그로 인해
전투 시스템의 장점은 전부 기존에 있던 프레스턴 시스템에서 나오는 것들이라 할 수 있어서
제작자의 노력이 빛이 바랜 게 아닌가 싶다.

성희롱에서부터
슬라임까지

H시스템은 음란도와 성욕으로 나눠진다. 음란도 수치는 크게 3단계로 나눠지며 H이벤트를
거칠수록 음란도가 상승한다. 여타 19RPG처럼 음란도 수치에 따라 H반응이 달라진다고한다.
허나 체험판에선 확인할 수 없던 부분


성욕은 헬레나가 성희롱을 당하면 왼쪽 위의 하트 게이지가 조금씩 차오르는데 게이지가 다 차면
특수 스킬을 쓸 수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체험판에선 확인할 수 없었다.

그리고 H이벤트를 거칠수록 강해지는 성장 시스템이 있는데 왜 있는지 잘 모르겠다.
19금 요소와 RPG를 결합하려는 제작자의 시도로 보이는데 여태껏 내가 한 게임들 중에서
H이벤트를 거칠 때마다 여주가 강해지면 전투에서 난이도가 급락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전투 벨런스를 맞추려다 보면 능력치 상승 폭을 조정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있으나 마나한 시스템이 되어버린다. 이건 이 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차분 CG가 푸짐하다.
회상방은 필수.

 H 관련해서 인상깊었던 부분은 다른 여주 게임도 마구 구르지만 그래도 다른 게임들은
이런 요소들을 회피할 수 있는 장치라도 있는 반면(처녀 플레이) 이 게임은 그런 거 없다.
게임 초반부터 체험판 내내 헬레나를 마구잡이로 굴린다. 오죽하면 헬레나가 불쌍하게 느껴지더라.

체험판에서는 주로 성희롱과 인간vs인간을 볼 수 있었으며 인간vs몬스터는 슬라임 하나.
본편에서도 몬스터보다는 인간에 더 초점을 맞춘 듯하다. 본편 CG는 15~16장으로 나온다고 한다.
가격에 비해 수가 조금 적지 않나 싶은데 체험판을 통해 봤을 때 차분 CG가 많고 각 장면당 텍스트 길이가
상당한 점을 보아 1200엔이란 가격대가 납득된다.

얼마야, 얼마면 돼?
몬스터 패배 H신은 없었습니다.

너도 한 방, 나도 한 방인데 약점을 때리면 너도 두 방, 나도 두 방이라는 프레스 턴 시스템의 쫄깃한 전투.
19RPG에 왜 19금 딱지가 붙었는지 보여주마!라고 초장부터 유감없이 헬레나를 굴리는 H요소
세심한 연출과 빠른 전개, 날짜가 지날 때마다 지나가던 쓰레기A조차 대사가 변하는 만듦새까지.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게임을 잡았지만 어느새 발매일이 기다려지는 게임이 된 "헬레나의 일가 부흥 이야기" 
이로서 개발 기간이 긴 게임 중에 지뢰는 없다란 진리는 또 한 번 증명되었다.
다만 발매가 연기될 확률이 있을 뿐. 과연 이 게임은 12월에 출시될 수 있을 것인가!

체험판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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