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게임은 Ghost_SM이란 신생 서클에서 출시한 신작 Escape from z city ~잊혀진 영상- 이다.
좀비 아포칼립스 물에 NTR이라니 장르만 봐도 와 이거 갓겜 아닌가 싶어서 덮석 물은 게임인데 솔직히 설정만 보면 갓겜 맞잖수?
헌데 제작사 홈페이지도 없고, 블로그도 안보이고 어디에도 피드백을 넣을 곳이 없다는 게 쌔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스토리는 좀비 아포칼립스가 창궐한 Z도시에 주인공 코우스케와 코우스케의 형수님인 사야가 또 다른 생존자 두 놈과 합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저 두 놈은 생긴 걸 보면 바로 알겠지만 사야를 먹기 위해 서클에서 준비한 발정난 짐승들이다.
이 생존자 두 놈은 자기네 생존자 그룹에서 동료를 살해하고 도망친 살인마를 추적한 끝에 z도시로 오게 된 것인데
그 살인마가 사야의 남편이자 코우스케의 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떡밥을 던지면서 스토리는 생각보다 흥미진진한 편.
게다가 의외랄까. 전형적인 악당 두 놈은 그냥 뇌에 나사빠져서 SEX!SEX!만 외칠 줄 알았더니 얘네들도 사연이 있는 정상인이란 점이 신선했다.
역시 사람은 외모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누가 알았겠는가. 나사가 빠진 건 두 악당 놈이 아니라 사야였다는 사실을..
전투 시스템은 실시간 액숀인데 바로 전에 썼던 마그놀리아와 비교하면 쯔꾸르 액숀물의 단점을 죄다 때려박았다.
액숀물에서 가장 중요한 조작감, 개똥이다. 근접 공격 나이프는 판정이 거지발싸개라 좀비한테 쓰다간 좀비한테 뜯긴다.
원거리 무기인 석궁은 탄의 제한이 있는데 문제는 공속이 느려서 좀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좀비는 슈퍼 아머가 있고 주인공은 좀비의 공격을 받으면 경직을 먹는다. 하지만 석궁도 만만찮게 썩어서 결론은 그냥 도망치는 게 최고다.
특히 이 게임이 꼴에 서바이벌이라고 메인 이벤트를 클리어하고 하루가 지나도 체력을 풀피로 채워주지 않아 싸우면 싸울수록 본인 손해다.
소모품도 마찬가지로 쓴 횟수 그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실 상 전투가 의미가 없다.
레벨 업 개념도 없으니 시간 낭비, 석궁 화살 낭비, 회복템 낭비할 뿐인 전투는 하이패스로 통과하는 게 제일 효율이 좋은데 누가 싸울까?
그렇다고 조작감도 똥이라 전투 자체가 재밌는 것도 아니다. 재미도 없고 회피하는 게 최선일 뿐인 이 게임의 전투 시스템은 없느니만 못했다.
차라리 전투를 싹 빼고 좀비를 상대로 도망치는 호러물로 만드는 것이 훨씬 더 나았을 것이다.
또 한 가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점은 이 게임의 편의성이 무시무시하다. 서바이벌 물에서 언제 어디서나 저장할 수 없는 건 괜찮다.
특정 지점에서만 저장하는 방식은 게임의 긴장감을 불어주는 효과도 있고 서바이벌 물에서 생존이란 컨셉에 부합하는 시스템이기도 하니까.
그런데 이 게임의 저장 장소가 한마디로 개같다. 게임 첫 저장 장소는 자기가 시작 지점에서 도로 돌아가야 세이브를 할 수 있다.
심지어 메인 이벤트 중엔 저장도 불가능해서 이벤트 중에 죽으면 이미 봤던 이벤트를 전부 다 다시 보고 난 다음에 재시작이 가능하다.
저장 장소 위치도 적재적소에 있지 않고 대충 만들어 놔서 재수없게 죽으면 처음부터 해야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더 웃긴 건 이런 점에 대해서 제작자에게 피드백을 넣고 싶어도 피드백을 넣을 창구가 없어서 패치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뭐야, 이거?
그렇다면 이 게임은 NTR이란 요소에 과연 충실했을까? 여기까지 읽으신 분은 이미 짐작하셨겠지만 당연히 이 게임은 NTR 물에 한참 벗어나 있다.
주인공의 형수님인 사야가 애초에 빗치라서 빼앗기는 느낌? 마음은 싫은데 몸은 솔직함? 그런 거 없다.
사야는 순도 100% 바람기와 욕구불만의 화신으로 자기 집에 외간 남자가 온 당일 날 외간 남자와 쿵짝쿵짝 질펀한 하룻밤을 보낸다.
이런데 어느 누가 빼앗기는 기분을, 상실감과 배덕감을 느낄까?
게다가 H효과음도 딱 하나, 삽입 장면도 딱 하나 돌려막기해서 무성의함의 끝을 달린다. 장면도 전희는 몽땅 빼놓고 바로 쿵떡쿵떡이다.
어찌보면 알짜배기만 있는 거 아냐?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 게임이 NTR물인 만큼 서서히 빼앗겨가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선
전희를 통한 타락 과정이 필수적인데 이 게임에는 쿵떡쿵떡만 있으니 서서히 빼앗겨가는 고조감도 전혀 느낄 수 없다.
우스운 점은 한 밤 중에 여자의 방에 튀어나오는 외간 남자란 전형적인 NTR물 클리쉐를 쓰는데 정작 캐릭터와 내용물이 NTR과 동떨어져 괴리감만이 느껴진다.
뭣이 중한지도 모르고 그냥 NTR은 이렇겠지하고 넣은 것 같은데 제작자는 쯔꾸르 NTRPG의 북두성이라고 할 수 있는 나나하요나 좀 해보고 만들지..
NTR물을 기대했다면 오히려 실망만 할 것이고 여주인공의 빗치물을 좋아한다면 의외로 마음에 들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NTR의 탈을 쓴 만큼 주인공 코우스케는 사야와 외간 놈이 심야 레슬링을 하고 있는 동안엔 직접 관찰할 수는 없고
정사가 끝난 다음날 레슬링을 펼쳤던 장소에서 메모리 카드를 입수할 수 있는데 그것을 회상방에서 트는 방식이다.
언제 녹화했데?란 사소한 의문은 저리 치우고, 보는 방식이 번거롭다는 점도 감안해도, 의문인 것은 이 메모리 카드를 보고 나면 주인공 '청순도'가 떨어진다.
왜? 어째서 남주인공의 '청순도' 수치가 하락하는 것일까? 심지어 체력 외에 따로 구분된 유일한 수치던데 의아하기 그지 없으나
체험판에서는 따로 확인할 방도도 없고 굳이 정식판을 사서 알고 싶은 마음도 없어서 패스.
계속 이 게임에 대해 까기만 했는데 이 게임에도 장점은 있다. 바로 좀비 아포칼립스의 분위기를 제대로 잘 살렸다는 점이다.
아낌없이 부운 도트칩으로 좀비로 인해 막장이 된 도시를 잘 표현했으며 다른 생존자의 일기, 전원이 나간 슈퍼마켓, 좀비가 기습해오는 이벤트 등
이게 바로 좀비물!이란 것을 쯔꾸르란 틀 안에서 가감없이 표현한 것은 분명 칭찬할 만하다.
다만 NTR을 가장한 빗치물, 없는 게 나은 전투 시스템, 엉망인 유저 편의성으로 유일한 장점을 상쇄한 게 문제지..
그래도 처녀작임을 감안하면 이번 작을 통해 지금보다 더 나은 작품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차기작이 더 기대되는 서클이랄까?
3줄 요약
좀비 아포칼립스의 분위기는 쩔어주나
겉표지만 NTR에 불편한 판정,
환장하는 편의성을 자랑하는 생존물.
★★☆☆☆